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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한옥 짓는 이야기 - 한옥 담장

오 즈 2016. 4. 16. 16:17

한옥 짓는 이야기(8) - 한옥 담장

 

 

 

한옥에 있어 담장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없다.

 

담장은 땅의 경계를 표시하고, 외부로 부터 집안을 보호함과 동시에 바람을 막아주는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담장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

 

담장의 종류, 형태, 높이, 비용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한옥 담장을 도급으로 주려하니 미터당 30만원 이상의 공사비를 요구했다. 우리 집 담장의 길이가 총 150미터 정도 되니까 최소한 4500만원이 드는 셈이다. 어지간한 조립식 주택 한 채 값이 드는 셈이다.

 

 

 

직접 쌓아보자 싶어 미리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여기 저기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돌을 구했다. 공사장에서 나오는 필요없는 돌을 틈틈히 주워 모았다.

 

 

 

 

 

 

 

 


 

자연석이 요즘 너무 귀해 돈을 주고 사려면 매우 비싸다.

 

돌을 모으는데 거의 1년 이상 걸렸다.

 



 

돌쌓는 일은 동네 어른들께 부탁했다.

 

이웃 어른들께서 옛날 실력을 발휘해서 잘 쌓으신다.

 



 

점차 담장의 모습이 갖추어 진다.

 

담장두께(폭)은 아랫부분 60센티, 윗부분 50센티로 위로 갈수록 약간 좁게 쌓았다.

 

나중에 기와를 올리려면 최소 45센티 이상 되어야하니까 혹시 집을 짓고 나서 담장의 높이를 추가로 쌓아야할 가능성을 고려해서

 

5센티의 여유를 두었다.

 



 

담장공사가 생각보다 큰 공사가 되었다. 부지에 아무것도 없으니 공사하기에 무척 수월하다.

 

집을 짓기전에 담장을 먼저 쌓은게 잘한 일이다.

 



 

돌은 쌓기전에 깨끗이 씻었다.

 



 

 

 

돌담은 하루에 너무 높게 쌓지 못한다.

 

돌과 돌 사이에는 흙으로 하면 좋지만 아무래도 튼튼하지 않을 것 같아 시멘트 몰탈을 채웠는데 몰탈은 하루 지나야 단단해지니까

 

쌓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담장공사를 하는 동안 틈틈히 문짝을 만들었다.(사진은 후문으로, 송판을 이용해 간단하게 만들었다.)

 



 

돌 사이에 하얀색으로 줄눈을 넣었다.

 


 

 

 

공사장 출입부분 5미터를 제외하고 돌 담장이 완공되었다.

 

나중에 집을 짓고 나면 집의 높이에 맞추어 추가 공사가 있지만 다른 재질의 돌을 이용해 투톤으로 할 예정이다.

 

 

 

담장공사가 끝나고 다음차례는 기초공사를 해야한다.

 

그럴려면 부지내 남아있는 돌을 정리해야하는데 그 양이 만만찮다.

 

 

 

이 돌로 무얼할까 궁리하니 돌탑을 쌓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장 너머 망부석의 전설이 깃든 치술령이 보인다.

 

 

 

 

담장 공사 끝난 후 남은 돌이 많다.

 

 

 

 

 


돌탑을 쌓았다.

 

생전 처음 쌓아보는 돌탑이다. 담장돌 쌓는 걸 곁에서 보니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런데 영 모양이 아니다.

 

돌탑이라기 보다는 돌무덤 같다.

 

마음에 안들어 다시 쌓을까 하는데,.....

 

며칠 후 비가 왔는데 무너져 버렸다.

 

연습한 셈치고 다시 쌓았다.

 



두번째 쌓은 돌탑이다.

 

모양은 한결 나아졌다. 기술이 조금 늘었다.

 

아내가 곁에서 물었다.

 

돌탑 쌓으면서 뭘 빌었냐고. 심드렁하니 무심코 대답했다.

 

당신과의 영원한 사랑을 기원한다고.

 

그런데,......

 

 

 

 

돌탑, 그거 참 희한하다.

 

그냥 한 소리라 그런지 쌓고 돌아서는데

 

또,...와르르,...

 

정성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진짜 정성을 들이고 간절히 빌었다.

 

안무너지게 해달라고.

 

사랑이 의심받게 생겼다고.

 

세번째 쌓은 돌탑이다.

 

그런대로 맘에 들었다.

 

 

 

아내도 흡족한지

 

절대 돈주고 사는 소나무는 안심기로 약속했는데도 불구하고

 

특별히 소나무도 한 그루 사주었다.